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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제26기 맥심커피배, 이지현 9단의 극적인 우승 이야기

by itemma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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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3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는 제26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의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겨울부터 봄까지 석 달여 동안 바둑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대회는 이지현 9단의 감동적인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결과 이상의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랭킹 1위 신진서 9단과의 치열했던 결승전, 그리고 시상식에서 전해진 따뜻한 메시지까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던 이번 대회를 다시 한 번 되짚어봅니다.

기대를 뛰어넘은 결승전, 약자의 반란

결승 3번기의 대진은 많은 팬들에게 놀라움과 기대를 안겨주었습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 최강자로 손꼽히는 신진서 9단과 끈기와 노련미로 승부하는 이지현 9단의 대결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1국에서는 이지현 9단이 침착한 운영으로 선승을 거두며 파란을 예고했습니다.

2국에서 신진서 9단이 반격에 성공했지만, 최종 3국에서 모든 것이 결정됐습니다.

4월 7일, 서울 성동구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결승 3국은 바둑 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한 판이었습니다.

 

결승 3국 명장면: 178수 만의 백 불계승

초반부터 치열한 포석 싸움이 이어졌고, 중반에는 신진서 9단이 기세를 잡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이지현 9단은 흔들림 없이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며 흐름을 되돌렸고, 결국 17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 전적 2승 1패로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바둑 팬들은 “정말 완벽한 승리였다”, “신진서를 상대로 이런 내용이 가능하다니 감동적이다”라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이 판은 이지현 9단의 냉철함과 집중력, 그리고 결단력이 모두 응축된 경기였습니다.

 

 

시상식의 따뜻한 순간들

결승전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 포시즌스 호텔에서는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동서식품 김광수 대표,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그리고 결승전의 주인공 이지현 9단과 신진서 9단이 참석한 가운데, 시상식은 오프닝 영상으로 시작해 축사와 시상, 수상자 인터뷰, 기념 촬영, 건배 제의, 오찬 순으로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김광수 대표는 “맥심커피배는 바둑계의 새해를 여는 상징적인 대회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나눔 활동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상에서는 이지현 9단에게 트로피와 7000만 원의 우승 상금, 신진서 9단에게는 트로피와 3000만 원의 준우승 상금이 수여됐습니다. 전년도보다 각각 2000만 원, 1000만 원이 인상된 금액입니다.

 

 

우승자 이지현 9단의 인터뷰: “편하게 두자는 마음이 통했어요”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이지현 9단은 “결승에서 신진서 9단을 만나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편한 마음으로 둘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맥심커피배와는 인연이 있어 좋은 기운을 받았다. 팬분들이 ‘약자’인 저에게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자신감을 갖고 대국에 임할 수 있었다”고 말해 팬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도 국내외 대회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습니다.

 

맥심커피배, 바둑계의 시작을 알리는 무대

올해로 26회를 맞은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은 바둑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대회 중 하나입니다.

매년 1월 초 개막해 봄까지 이어지는 이 대회는, 기력 있는 입신(9단)들만이 참가하는 엘리트 대회로, 피셔방식(각자 10분+초읽기 30초)이라는 독특한 시간 운영 덕분에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집니다.

 

동서식품의 26년간의 꾸준한 후원과 한국기원의 운영 아래 맥심커피배는 단순한 대회를 넘어, 바둑 문화의 상징이자 기사의 명예를 걸고 싸우는 무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지현 9단의 우승은 단순한 승리를 넘어, 바둑계에 ‘가능성’과 ‘기회’에 대한 이야기를 던졌습니다.

누구든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가 오며,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기회는 결국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이제 우리는 또 다른 시즌, 또 다른 명국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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